모노드라마: 뚝보의 독백
모노드라마: 뚝보의 독백화자: 박선달네 머슴, 뚝보(무대 중앙에 뚝보가 등장한다. 겨울의 황량한 애송이골을 배경으로, 지게를 한쪽에 내려놓고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다. 천천히 관객을 향해 고개를 든다. 말투는 담담하지만, 속내가 깊이 묻어난다.)---뚝보사람들은 나를 뚝보라 부릅디다.무뚝뚝하다 해서 붙인 이름이겠지만,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본 사람은 없지요.그래, 나는 박선달네 머슴.십 년 넘게 이 집을 보며 살았소.땅을 일구고, 나무를 패고,소에게 죽을 끓여주는 게 내 일이었지요.이 애송이골에서 나는단순히 사는 게 아니라,그저 버티며 살아왔던 거요.그런데,이 동네 외짝네들,유복자네, 동강댁, 문평댁을 만나면서가끔은 가슴이 따뜻해지곤 했소.---(곰방대를 내려놓고 먼 산을 바라본다. 목소리는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