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권 원작, 새로 난 주막
1950년대, 군 하사관 출신 돈재는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주막을 차리기로 결심한다. 그의 아내 소쿨례는 남편의 제안에 망설이다 친구 선애를 첩으로 추천한다. 선애는 사별하고 고향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주막을 시작한 세 사람은 처음엔 화목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돈재와 선애의 관계가 깊어지고 약속이 깨진다. 소쿨례는 주막을 찾아가지만 이미 돈재와 선애는 떠나고 낯선 노인 내외가 새로운 주인이 되어 있다. 소쿨례는 남편과 친구에게 모두 버림받는 현실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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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한길이 세 갈래로 뻗어나간 들머리고개'가 돈재가 점찍은 주막자리다. '성안 장날은 물론 ...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다.'는 소설 내용으로 추정컨대, 들머리고개는 사람 왕래가 많은 삼거리로 장사 입지가 좋은 곳이다. 이곳을 찍은 돈재는 아내 소쿨례에게 어이없는 제안을 한다. 작은 각시와 주점을 하겠다고. 참으로 뻔뻔한 남편이다. 그 제안을 결국 받아들이는 아내 소쿨례다. 요즘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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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고개
소설에서 주점 입지로 소개된 들머리고개는 나주와 영산포가 적당하게 버무려진 비빔밥 같은 느낌이 든다. 현시점에서 보면, 작가가 얘기한 삼거리는 봉황과 세지로 뻗는 818번 지방도로 삼거리와 영암 동강으로 나누어지는 13번 도로 새끼내 삼거리를 찍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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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피셜로는 두 번째 삼거리, 영암과 공산, 동강으로 갈리는 '새끼내' 삼거리가 집힌다. 신북과 반남 지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쉬어감직한 곳을 꼽아본다면 운곡리 근처로 짐작된다. 작가는 노봉산에서 내려다보면서 군대에서 하사관으로 작전 경험이 많은 돈재가 과연 어느 지점을 택했을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제대 후에는 기세가 꺾였다지만 군시절 작전 안목은 남았다. 작가는 노봉산에 올라 주변을 살피면서 입지를 골랐을 것이다. 작가 입장에서 찍어보면 운곡리가 눈에 들어온다. 공산, 동강과 세지, 신북, 반남에서 영산포로 오는 길목이다.
현재는 그곳에 우시장이 생겼다. 그리고 장승백이와 새끼내 사이에 풍물시장이 들어섰다. 물론 영산포 산업기반이 약해서 예전같이는 아니지만 교통요지로서 역할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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