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권, '참외' 읽기
작품 '참외'는 영산포 용산주공이 있는 지역이 주무대다. 지금은 학교가 있고 아파트 등이 생겨 옛 모습을 찾기 힘들지만 옛 지명은 아파트 이름에 남았다. 이곳은 나주평야 주변의 구릉지가 계속되기 때문에 과수원과 밭이 많다. 지금도 봄이면 배꽃이 만발해서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곳이기도 한다.

이곳에서 사는 과수댁에게 생긴 일이다. 과수댁 인물이 이쁠 이유는 없다. 일에 부대끼면서도 인정을 잃지 않고 사는 흔히 보는 여인이다. 그 과수댁 집이 길가에 있어 행상들이 오며 가며 짐도 맡기고 물도 마시기도 하는 곳이다. 시기심 많은 용산댁이 방정맞게 말을 물어내서 과수댁이 곤경에 처한다. 오유권의 작품에는 결백증이 있는 여인네가 종종 등장한다. '소문'의 나주댁도 그중 하나다. '참외'의 과수댁은 나주댁과는 달리 결백증이 심한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려는데 장사꾼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몸져눕기까지 했지만 다시 나타난 장사꾼을 보고 탓하기 앞서 반갑다. 애잔하게 주고받는 사람 사이의 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외로운 처지의 사람들끼리 아껴주는 모습이 이쁘지 아니한가.
무대가 된 이곳 답사는 4월 초순이 딱이다. 배꽃이 흐드러지게 온 능선을 덮을 때 용산리를 출발지로 해서 세지 동창까지 이어지는 봄날 답사는 일품이다. 배꽃 사이사이에 수줍은 듯 보이는 복숭아꽃 찾는 재미도 있다. '참외' 대신 배꽃 향연을 즐기면서 세지 송제리 고분과 반남 박물관을 연결 지으면 '남도 봄 답사'로는 그만이다.
https://youtube.com/shorts/2ed-pBVal5E?si=M0Eu21_yxgS4xTSm
황토가 많은 이 지역 답사에 '맨발걷기'를 포함시켜도 좋을 듯싶다. '봄황토!', 마한의 왕관 냄새가 풍기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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